폭발 1년 후에도 레바논의 비극은 계속된다

폭발 1년 후에도 레바논의 비극은 계속된다 (출처: Flickre)

2020년 8월 4일에 레바논에서 거대한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 6년 간이나 항구에 쌓여있던 2,700 톤의 질산 암모늄에 의해 일어난 이 사고로 200여 명이 죽고 6,000 여명이 부상했으며 300,000 채의 주택이 손상을 입었다. 하지만 폭발 1년 후에도 레바논의 비극은 계속된다. 

폭발 사고 당시 레바논인들 뿐만이 아니라 세계는 이 어처구니 없는 사고에 놀라고 그 피해 규모에 분노했다. 그로부터 1년, 과연 레바논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 진상 규명은 아직도 진행 중이며, 따라서 책임자 처벌도 없었다. 물론 약간의 하급 공무원들이 기소되었지만, 재판은 언제나처럼 흐지부지 될 예정이다. 

레바논 시위 (WC)
레바논 시위 (WC)

지금도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은 거의 없는 수준이라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은 연일 거리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도 “진상 규명 중”이라는 상투적 대답 만을 하고 있다.

어처구니 없는 것은 누가 어떻게 그런 사고를 일으켰는지는 고사하고, 그처럼 많은 양의 폭발성 물질이 레바논으로 반입되었지만 어느 나라에서 언제 왔는지조차 아직 모르는 형편이다. 

물론 틀림없이 고위 권력층의 비호나 방조없이 그런 위험 물질이 대규모로 반입될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 입을 다물고 있는 공무원들은 범인을 모르는 척하겠지만, 어쩌면 그 범인이 바로 매일같이 법인 색출을 지시하는 최고위층 지도 모른다.

레바논은 오랫동안 동서양 교역로의 중심이었고, 과거 프랑스 식민지일 때는 “중동의 파리”라고 불리던 아름답고 활기찬 도시이다. 반식민주의 투쟁으로 프랑스를 내쫓고 난 다음, 불행하게도 레바논은 중동의 파리가 아니라 중동의 쓰레기통이 되어 버렸다. 쉼없이 계속되던 내전, 그리고 겨우 찾은 평화, 그러나 곧 이어진 부패와 가난은 레바논을 생지옥으로 만들어 버렸다. 오늘날 한 때 번영하던 레바논의 일인당 GDP는 불과 5,000 달러 정도로, 필리핀이나 베트남 보다 조금 높고 태국보다 훨씬 낮다

레바논에서 지금 유행하는 농담에 따르면  레바논인들은 세 곳 중 한 곳으로 가야 한다. 한 곳은 총리가 있는 곳, 그러니까 권력에 빌붙어야 한다는 뜻이다. 둘째는 레바논에서 가장 큰 하리리 병원이다. 즉, 보통 사람들은 코로나 치료를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마지막은 공항이다. 즉, 레바논을 하루 빨리 탈출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동안 레바논은 경제나 민생은 무시하고 오로지 이념과 구호만 내세운 급진파들이 계속 정권을 잡아 망쳤다. 하지만, 그런 무능한 정치인들을 지지해온 레바논인들도 결코 죄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결과 레바논은 이제 희망이 없다. 폭발 1년 후에도 레바논의 비극은 계속된다. 신이 버린 땅 레바논에는 오늘도 반성은 없고 거리에는 갈 곳 없는 빈민들이 넘쳐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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