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신장과 티벳 지역 지배가 원주민들에 대해 폭력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연일 서방 언론이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하와이에서 미국 정부에 의해 기소된 원주민 리더들에게 1심 판결이 내려져 주목을 끌었다. (참고) 이는 하와이 원주민과 미국 정부의 갈등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8월 6일 하와이 법원은 천체 망원경 설치 반대 시위로 인해 기소된 네 명의 원주민 장로들에게 공로 통행 방해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을 포함하여 38명이 지난 2019년에 하와이섬의 천체 망원경의 설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혐의로 2020년 1월에 기소된 바 있다.

켈리 아이오네 (Keli’i ’Ioane)를 비롯한 이들은 모두 하와이 원주민 부족의 장로 (elders)들인데, 이들은 천체 망원경이 세워지는 마우나 키아 (Mauna Kea)산이 원주민들에게 신성한 곳이라고 주장하면서, 그동안 천체 망원경을 설치하는 것에 반대하는 운동을 전개해왔다.
이번 무죄 판결의 근거에 대해 법원은 검찰측이 유죄를 입증할만큼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마 그보다는 미국 정부가 원주민들과 충돌하는 것보다 원만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수 백 명의 원주민들이 공공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인 사안에 대해 1심 판결이 기소 후 1년 반이 지나서야 내려졌다는 것도 매우 이상한 일이다. 법원은 이에 대해 코로나를 비롯한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서 부득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중죄 (felony)도 아니고 겨우 경범죄 (misdemeanor) 사건인데도 이렇게 판결이 늦은 것은 확실히 이상한 일이다.
결국 하와이 원주민과 미국 정부의 갈등 문제가 핵심인 이 사건에 대해 미국의 여론도 나뉘고 있다. 한쪽에서는 원주민들의 토착 문화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미국 정부의 큰 잘못이라고 주장하면서, 미국 주류 사회가 문화적 감수성이 낮다고 비난하였다. 반면에 다른 쪽에서는 원주민들이 갑자기 생트집을 잡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다고 비판하면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공공 공사를 막무가내로 방해하는 이런 행동을 용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