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매도프는 살아있는 악마였고 미국 역사상 최악의 범죄자였다. 그는 금융사기범으로써, 말하자면 우리나라의 조희팔과 같은 자이다. 매도프와 조희팔을 비교하면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된다.
버니 매도프는 전체 규모로 약 650억 달러 (약 80조 원)의 폰지 사기의 장본인이다. 그는 150년 형을 받고 복역 중 지난 4월 14일 83세의 나이로 교도소에서 사망했다.
그는 생애 대부분을 억만장자로서 누릴 수 있는 것은 다 누리며 살았지만 그의 마지막은 참혹했다. 신장 장애로 인한 후유증으로 발 가락을 최소한 네 개 잘라야 했고, 환영과 환청에 시달렸다. 그는 독방에 수감되었는데 분노와 절망으로 마구 소리 지르고 괴로워했다고 한다.
그의 비극은 그와 가장 친한 사람들에게조차 사기를 치는 바람에 아무도, 심지어 가족까지도 그를 동정한 사람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는 마지막 싯점에는 밖에서 임종을 하게 해달라고 창원했지만, 이마저도 거부되었다. 교정 당국은 그가 자기의 죄를 뉘우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의 마지막 청원을 기각했다.
매도프와 조희팔을 비교하면 쓸쓸하게 죽은 매도프는 조희팔보다 운이 없었다. 조희팔 사건의 피해액은 약 8조 원으로 추산된다. 그는 2008년 11월 수배되었으나, 그 해 12월에 태안 반도에서 배를 타고 중국으로 도주했다.
사람들은 흔히 미국에서는 돈만 있으면 뭐든지 가능하다고 말하지만, 매도프가 감옥에서 죽은 것에 비해 조희팔은 아직도 수배중인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한국이야 말로 돈이면 뭐든지 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닐까?
매도프는 억만장자이기도 하지만 뉴욕 유대인 커뮤니티의 중심 인물이고 한 때 NASDAQ 의장을 할 정도의 거물이다. 평생 돈과 경력으로 쌓아 올린 그의 인맥과 친분은 어마어마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조희팔은 그저 돈밖에 없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조희팔은 법망을 쉽게 빠져나갈 수 있었다.

조희팔은 어떻게 즉시 구속이 되지 않고 도피할 시간을 충분히 벌었을까? 그는 어떻게 해경과 해군의 감시를 피해 그렇게 쉽게 중국으로 도피할 수 있었을까?
그보다 더 황당한 것은, 왜 지금도 한국 정부는 왜 조희팔의 송환을 강력히 요구하지 않을까?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중국 정부는 중국의 구석 구석을 다 감시하고 있다. 조희팔 정도의 외국인을 잡는 것은, 중국 정부에게는 너무나 쉬운 일이다. 물론 조희팔은 중국에도 엄청난 로비 자금을 뿌렸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중국 정부가 한국 정부의 부탁을 들어주어야만 한다면, 중국은 언제든지 조희팔을 잡아서 송환할 능력과 의지가 있다.
그럼에도 조희팔은 아직도 잡히지 않고 있다. 어쩌면 우리나라 권력층에 조희팔이 돌아오지 않기를 바라는 자들이 있는 것은 아닐까? 매도프는 사건이 터지자마자 신속하게 체포되었으므로 도피할 수가 없었다. 그 이후 그가 아무리 훌륭한 변호사를 고용해도 150년 형을 피할 수 없었고, 구속 적부심이나 병보석, 행집행정지, 그 어느 것도 전혀 통하지 않았다. 심지어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그는 교도소를 떠날 수 없었다. 결론적으로 미국에서 그의 엄청난 돈과 인맥은 법의 원칙을 이길 수 없었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는 역시 예상대로 이재용씨가 석방된다고 한다. 이 나라는 언제 서커스를 그만 두고 진짜 재판을 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