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굴라와 같은 황제가 나라의 재앙?

칼리굴라와 같은 황제가 나라의 재앙
칼리굴라와 같은 황제가 나라의 재앙

어느 왕조나 창업자는 산전수전 다 겪은 뛰어난 인물이지만 대개 그 뒤에는 바보 같은 군주들이 계속 이어져 나라를 망치기 마련이다. 고려가 그랬고 조선도 그랬다. 하지만 특히 로마 제국에는 칼리굴라와 같은 황제가 나라의 재앙 이었다.  

불과 4년 간 통치하다가 쿠데타로 무너진 칼리굴라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은 모두 반정 세력이 만든 역사이다. 마치 연산군이나 광해군에 대해 우리가 기억하는 것이 장록수나 김개시를 비롯한 여자들과 그들의 엽기적 사생활에 그치는 것과 같다. 대체로 쿠데타 세력이 패주 (전왕)의 업적을 딱히 비난할 것이 없을 때, 개인사를 들추거나 만들어 비난하는 것은 동서고금의 뻔한 수법이다.

그러니 칼리굴라가 그 짧은 기간 동안 했다는 터무니없는 미친 짓 들도 아마 대개는 사실이 아닐 것이다. 물론 그가 젊고 잘 생겼는 데다가 황제였으니, 그도 여러 향락을 누리고 싶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가 지기의 말을 귀족으로 임명하려 했다든가, 누이와 근친상간을 했다는 식의 루머는 황당하게 느껴진다.

아마도 칼리굴라의 가장 큰 잘못은 황제의 힘을 지나치게 믿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전설적인 창업주이래 강력했던 황제의 권위는 이미 쇠락하고 제국은 사실상 귀족들에 의해 통치되는 귀족정으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젊고 활기 넘쳤던 칼리굴라는 원로원의 귀족들과 사사건건 부딪히면서, 황제의 권위를 다시 세우려고 했다. 그래서 그는 귀족들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해 정치 제도를 정비하는 등 여러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 귀족들의 반격으로 그의 체제가 무너졌다. 마치, 왕권을 강화하려던 연산군이 양반 연합군의 반정에 무너진 것과 스토리가 비슷하다. 

칼리굴라와 같은 황제가 나라의 재앙 이라고 부르짖던 로마 귀족들에 의해 황제가 암살되자, 귀족들은 늙고 힘없는 클라우디우스를 다음 황제로 옹립했다. 아마 그는 귀족들이 원하는 그런 허수아비 역할을 열심히 했을 것이다. 귀족들이 황제를 마음대로 갈아치우는 짓을 반복하면서 로마 제국은 서서히 무너져갔다. 개혁을 하려다 역사상 최악의 미친 황제로 몰린 칼리굴라는 기원후 12년 8월 31일에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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