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의 아성인 텍사스 주가 사실상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자, 미 전역에 그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그러한 반발과 항의가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이번에는 민주당의 아성인 오레건 주의 포틀랜드시가 텍사스주를 보이코트 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오레건 주에서 가장 큰 도시인 포틀랜드 시의회는 텍사스 주와 모든 거래를 금지하는 긴급 안건을 상정했다. 여기에는 상품과 서비스의 거래 및 관광도 포함되어 있다. 물론 개인의 거래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시정부의 활동을 금지하는 것이다. 이 안건은 현지 시간으로 9월 8일 표결에 붙여진다고 한다.
이 같은 과격한 안건은 텍사스 주에서 시작된 낙태 금지 법안의 확산에 분개한 진보 진영의 강경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포틀랜드 시장 테드 윌러씨는 지난 주 수요일에 발효된 텍사스 주의 낙태 금지법이 임산부의 건강, 안전 그리고 행복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개탄하고, 텍사스 주가 낙태를 허용한 연방 대법원의 판례를 존중해 줄 것을 촉구했다.
미국은 현재 진보 색채가 강한 동쪽과 서쪽 해안가와 보수 색채가 강한 남부와 중부의 대결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다가는 다시 한번 내전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로 지역적 기반을 가진 정치 세력들의 공방이 치열하다.
진보 계열이 집권한 포틀랜드 시는 지난 해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BLM)”운동을 지지하였고 경찰의 폭력적 대응을 징벌하기 위해 경찰 예산을 1,500만 달러나 삭감한 바 있다. 또한 이와 더불어 도입한 까다로운 경찰 복무 규정으로, 포틀랜드 시 경찰의 시가가 추락하고 경찰 지원자도 급감한 바 있다. 물론 그러는 동안 포틀랜드 시에는 강력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포틀랜드시가 텍사스주를 보이코트 할 수 있을까? 그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미국 연방 헌법에 있는 “주간 상거래 (Inter-state Commerce)”조항에 따라, 주의 의회는 상거래를 위축시킬 수 있는 일체의 제한적 조치를 일체 도입할 수 없다. 그러므로 포틀랜드 시가 그런 조례를 통과 시켜도, 이는 명백한 위헌일 것이다. 이를 잘 알면서도 포틀랜드 시 의회가 굳이 그런 안건을 상정한 것은 이 참에 좌파의 존재 가치를 부각하려는 다분히 정치적 선전 목적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