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시의원 인종 비하 발언 소동의 의미

L.A. 시의원 인종 비하 발언 소동의 의미 Nury Martinez
L.A. 시의원 인종 비하 발언 소동의 의미 (이미지: Nury Martinez)

다인종 도시 로스엔젤레스 (L.A.)에서 인종 갈등은 늘 있는 뻔한 이야기라 그다지 뉴스 가치가 없지만, 최근 L.A. 시의원들을 둘러 싼 인종 갈등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그런지 전국적인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스캔들의 중심은 시의원 누리 마티네즈 (Nury Martinez)이다. 중남미계 이민자의 딸인 그녀는 중남미계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L.A.시의회 의장으로 선출되었을 만큼 시의회의 거물이며, L.A.지역 중남미인들의 롤 모델이었다. 그런데 최근 마티네즈가 L.A.시청에서 다른 두 명의 시의원들과 같이 흑인들이나 같은 중남미인들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대화를  녹음한 내용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이 다른 많은 사건과 다른 점은 여러 가지이다. 우선, 이 문제는 지금까지 흔히 보았던 백인대 소수 인종이라는 구도의 인종 갈등이 아니라 소수 인종 대 소수 인종이라는 갈등 구도라는 점이다. 그녀 스스로가 중남미계 여성으로 많은 차별과 불이익을 헤치고 성공했다고 주장해온 마티네즈가 스스럼없이 흑인들과 중남미계 미국인들을 모욕하고 조롱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런 면에서 이 번 일은 “더” 나은 소수 인종이 “덜” 성공한 소수 인종을 멸시하고 차별하는 미국 사회의 전형적인 패턴을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 항상 인종 평등과 차별 금지를 임에 달고 사는 민주당 정치인들이 사실은 가장 인종차별 주의자였다는 점을 스스로 폭로한 점이다. 그들이 겉으로는 뭐라고 하든 마음 속에서는 다른 인종을 업신여기고 비하하는 태도를 가지고 지금까지 살아 온 것은 꽤 재미있는 일이다.

세 번째로 이 사건이 폭로된 시점이다. 그렇지 않아도 11월 선거에서 위기에 몰린 민주당은 이 번 일로 더 타격을 받을 것 같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심지어 바이든 대통령이 부랴부랴 L.A. 의 관련자들에게 전화를 해서 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라는 지시를 내렸을 정도이다. 인종 문제에 대한 민주당의 이중적 태도와 위선이 폭로되어, 공화당은 상당히 상황을 즐기게 되었다.

마티네즈는 버티다가 전국 미디어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 여론의 집중 공격을 받자 할 수 없이 시의원 직에서 사직을 했지만, 다른 두 사람은 여전히 잠적하고 버티는 중이다. (Embattled LA City Councilwoman Nury Martinez resigns her seat after racist comments)

이 번 사태는 미국내 소수 인종들의 딜레마를 보여준다. 그들은 사실 하나의 집단이 아니다. 같은 중남미계 사이에도 반목과 갈등이 있고 같은 아시아계 사이에도 감정과 편견이 있다. 이는 흑인들과 다른 소수 인종들 사이에도 마찬가지이다. 가령 한국인과 흑인들 사이에는 별로 공통점이 없다. 다 같은 소수 인종이므로 겉으로는 마치 한 팀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저 갈등과 분열을 숨기고 있을 뿐이므로 언제든지 소수 인종 들 사이에서도 그런 갈등과 분열은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인종 문제에 있어  민주당의 위선적 입장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마티네즈의 잘못은 그저 멍청해서 그런 본심을 잘 숨기지 못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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