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박목월 선생을 떠올리며

문득 박목월 선생을 떠올리며
문득 박목월 선생을 떠올리며

 

 

나그네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南道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사월의 노래

박목월

목련꽃 그늘 아래에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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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월 선생은 1978년 3월 24일에 향년 63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일제하에 태어나 한국 근대사의 가장 중요한 기간을 살다 갔다. 그 시대를 살다 간 유명인들 대부분처럼, 그의 인생도 굴곡이 많았다. 그런 이유로 단지 정치적 잣대로 그의 인생을 면밀히 비판하여 그를 친일파, 공산주의자, 혹은 어용 문인 등 온갖 비난을 하는 것은 쉽지만 옳지 않은 평가다.

그가 이미 작고한 문인이라는 쉬운 먹잇감이라고 하여, 그가 한국 문학에 기여한 커다란 공헌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어려운 시기에는 누구나 어려운 결정을 내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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