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정치 아시아 정치 짝사랑 일본에게 배신당한 대만의 딜레마

짝사랑 일본에게 배신당한 대만의 딜레마

TSMC
TSMC

지난 8월 5일 대만 검찰은 민감한 기술에 대한 정보를 불법적으로 입수한 혐의로 세계 최대 계약 칩 제조업체인 대만 반도체 제조 회사의 전현직 직원 3명을 구금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대만의 반도체 회사 TSMC의 첨단 제품인 2나노 칩 기술을 일본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알려졌다. 대만 당국은 지난 수 개월동안 여러 병의 용의자들을 조사하고 가택수색을 통해 증거를 확보하여 세 사람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원래는 6명의 체포되었으나 3명은 석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에게는 대만의 국가보안법이 작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대만 언론은 검찰이 사건과 관련된 일본 기업의 사무실도 수색했다고 전했다.

일본의 언론에서는 입장이 복잡한 모양인지 이 사건에 대해 자세히 보도되지 않지만 지금 대만에서는 이 사건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TSMC는 대만의 자랑으로 전세계 첨단 반도체의 대부분을 공급하는 회사이다. 한편 일본에서는 정부과 기업이 힘을 합쳐 반도체 산업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일본이 빠른 속도로 반도체 기술 개발에 성공하여 세상을 놀라게 하는 가운데 이 번 사건이 일어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대만에서는 일본이 대만의 기술을 훔쳐서 이러한 성과를 거둔 것이 아닌 가하는 의심이 난무하는 형편이다.

그런데 이는 단순히 기업의 기술 유출 문제가 아니다. 만약 TSMC가 가지고 있는 기술적 우위가 없다면 대만은 국가의 존립을 걱정해야 할 지도 모르는 형편이다. 대만의 수교국이 불과 12국 남짓할 정도로 중국에 비해 대만은 국제 사회에서 존재감이 별로 없다. 현재 중국이 멀지않아 대만을 침공하려고 한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인데 그나마 TSMC가 있어서 대만 방어 문제가 국제 사회의 관심을 받아 왔다. 그런데 만약 TSMC의 가치가 줄어든다면 대만은 우크라이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전쟁 발발시 국제적 지원을 받지 못할 우려가 크다. 지금까지 대만은 전세계에서 가장 일본에 우호적인 국가였다. 이번 사태는 그동안 대만인들이 그토록 믿고 의지해온 일본이 저지른 범죄로 근본적으로 대만의 존립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대만인들에게 큰 충격과 공포를 가져다 줄 것이다. 이제 대만은 누구를 의지해야 하나?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