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1월 23일, 미국의 ABC 방송은 논란 속에 TV 시리즈 “루츠 (Roots)”의 방영을 시작했다. 이 미니 시리즈는 처음으로 흑인 노예의 후손의 시각으로 보는 미국 흑인 노예사를 표현했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이 되었다.
“루츠”는 흑인 작가 알렉스 헤일리 (Alex Haley)가 쓴 동명의 소설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는데, 1750년 아프리카의 서부 해안에서 노예 사냥꾼들에게 잡혀 미국으로 온 “쿤타 킨테”와 그 후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작품은 깜짝 놀랄 만큼 흥행에 대성공하였다. 또 그 해 (1977년) 에미 상에 무려 37 분야에 걸쳐 후보에 올라 그 중 9개 부분을 수상하였으며, 골든 글러브 최고 드라마 시리즈 상을 수상했다.
이 드라마는 처음으로 흑인 노예의 비참한 운명을 미국의 주류 미디어가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그 때까지 미국의 주류 백인들은 사실 흑인들이 어떻게 미국에 오게 되었는지 잘 몰랐고, 또 노예의 생활이 어땠는지도 짐작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작품을 통해 보여진 비참한 흑인들의 인생은 백인들에게 그 때까지 알 지 못했던 노예제의 끔찍한 실상을 알게 해주었다.
이 드라마의 성공을 보고 미국의 좌파 미디어들과 전문가들은 이 작품을 격찬하고, 이 작품이 미국 사회를 “영원히” 바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40년도 지난 지금, 미국 사회는 아직도 엄청난 인종 차별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사람들이 드라마로부터 감동을 받는 것과, 실생활에서 행동하는 것은 다른 법이다. 그 때나 지금이나 드라마 하나, 영화 하나로 사회가 그렇게 쉽게 바뀔 것이라고 보는 것은 순진한 생각인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