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세상은 될 대로 되는 것인가?

어차피 세상은 될 대로 되는 것인가?
어차피 세상은 될 대로 되는 것인가?

1956년 미국 영화 “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 (The Man Who Knew Too Much)”는 곧 잊혀졌지만, 그 영화에서 도리스 데이 (Doris Day) 씨가 부른 주제곡 “케 세라세라 (Qué será, será)”는 그 이후에도 오랫동안 세계적인 유행어가 되었다. 이는 “될 대로 되라” 또는 “일어나는 것은 일어나기 마련이다”란 뜻으로 쓰인다.

이런 표현은 비이성적 사회에 대한 자포자기적 표현처럼 들린다. 이성적인 사회라면 모든 것은 합리적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비이성적인 사회에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일이 너무나 많다. 이렇게 엉망진창인 사회를 이른바 “포스트-모더니즘 (post-modernism)” 사회라고 한다.

지금 미국 사회를 보자. 정치 분야에서 국민들이 정확히 반으로 나뉘어 서로를 향해 저주와 비난을 쏟아 붓고 있다. 심지어 지지하는 당이 다르면 젊은이들은 데이트조차 하기 어렵다. 서로 상대를 “저능아” “악마” “미친놈”으로 매도하면서, 도저히 상대방과 대화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국회의원 김남국 씨의 추문이 터지자 일부 좌파 지지자들은 “법적으로 잘못한 것이 전혀 없다” “돈 많이 번 것이 뭐가 죄냐”고 적극적으로 감싸고 있는데, 이런 자세는 그동안 그들이 우파를 비난할 때의 논리와는 전혀 다르다. 좌든 우든 우리 편이기만 하면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무조건 감싸고 드는 이런 자들이 이 사회에 상당히 있는 모양이다. (김남국, 상임위 활동 곳곳 ‘코인 투자’ 정황…”1년간 1,400건”)

문득 이성적이던 인물 예수가 생각난다. 예수야 말로 일부 골수 지지자들에게만 인기 있던 (당시로 보면 컬트 집단의) 리더였다. 아마 그는 자기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반 사람들에게 분노까지 느낀 듯하다. (마태 11,20-24). 하지만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가 연행될 때, 그는 자기를 위해 칼을 휘두르던 베드로를 제지하고 그를 타일렀다. (요한복음 18:6-11)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이 사회에는 지켜야 할 선과 원칙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어쩐지 “짐승을 이기기 위해 나는 더 악독한 짐승이 되어야 한다”는 식의 논리가 지배하는 모양이다. 이런 논리는 나치나 소련 공산당이 늘 써먹던 논리였다. 하지만 상식과 이성을 가진 사람들이 이런 이상한 사회를 이해하는 것은 꽤 힘들다. 그러니 우리는 그저 “케 세라 세라”를 생각할 수 밖에. 엉망인 사회가 이해가 안되지만 이를 그저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2019년 5월 13일 도리스 데이 씨가 97세로 세상을 떠났다.

어차피 세상은 될 대로 되는 것인가?

어차피 세상은 될 대로 되는 것인가?

About Author

Previous articleAI를 도입해서 사법부를 개혁하자
Next article잊혀진 서부 개척사의 영웅 새커가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