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파산이 현실로 다가오는 사회

노후 파산이 현실로 다가오는 사회
노후 파산이 현실로 다가오는 사회

은퇴를 앞둔 일본의 장년층에게 서서히 “노후파산”의 공포가 다가오고 있다.  일본변호사 연합회 ‘2020년 파산 사건 및 개인 재생 사건 기록 조사’에 따르면, 최근 파산 채무자 중 60대가 16.3%, 70대 이상이 9.3%을 차지하여 전체 파산자들 중 1/4이 노년층이다. 일본의 뒤를 이어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 나라에서 보기에, 일찍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여 노년에 대한 대비가 상당히 잘 되어 있는 일본에서 노후파산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2,500万円」の貯蓄が消えていく…年金月22万円の65歳の老夫婦「老後破綻」を迎える悲惨)

일본에서 노후 파산의 원인으로 가장 심각한 것은 “병원비”이다. 그 다음은 “주택 비용”이고 “투자 실패” 가 뒤를 잇는다. 일본의 노인들에게 “병원비”가 큰 부담이라는 것은 사회 보장이 잘 되어 있는 일본에서도 노인들에게는 여전히 엄청난 병원비가 문제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두번 째 원인인 “주택비”는 좀 의외이다. 노인들이 자기 집을 소유한 비율이 90%가 넘는 일본에서 주택비가 문제가 되는 것은 이상하다. 그런데 이는 노인들이 노후된 주택을 수리하는 비용이 엄청나다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마지막 “투자실패”는 어쩐지 씁쓸하다. 다른 아시아 사람들보다 일본인들은 원래 개인주의적이지만, 특히 노년이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독해진다. 게다가 나이가 들면 판단력이 흐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이른바 “전문가”들이 친근하게 꼬드기면 그만 엉뚱한 곳에 투자해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본 정부는 노후 30년을 살아가려면 공적 연금이외에도 월 5만 엔, 그러니까 총액 약 2,000 만 엔이 더 있어야 한다고 발표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엔화 가치의 하락과 기지개 켜는 인플레로 인해, 실제로는 2,000 만 엔보다 더 많은 금액이 필요할 것이다.

흔히 노후 생활비를 이야기할 때, 미래에 변동할 인플레와 돈의 가치를 가볍게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의 10만 원은 2000년 대의 10만 원과는 그 가치가 다르다. 게다가 코로나 사태 이후 각국 정부가 뿌려 댄 막대한 현금이 앞으로 언젠가는 인플레로 돌아올 것이다.

일본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노인들은 대개 2,500만 엔의 저축은 마련해 놓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일본에서 노인 파산이 심각한 것은 그만큼 노년의 생활이 기대와는 다르다는 것을 말한다. 하물며 일본보다 노후 대비가 잘 되어 있지 않은 우리 나라의 노인들은 더 큰 시련을 겪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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