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힘겨운 겨울 전쟁

우크라이나의 힘겨운 겨울 전쟁
우크라이나의 힘겨운 겨울 전쟁

로이터와 AFP 통신 등 서방 통신사들은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격전지 아우디이우카 (Avdiivka)에서 철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남부 타우리아 작전전략군의 사령관 올렉산드르 타르나우스키 준장은 이날 새벽 텔레그램을 통해 “아우디이우카 주변의 작전 상황에 따라, (러시아군의) 포위를 피하고 병사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부대를 이 도시에서 철수시키고 더 유리한 전선에서 방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Ukrainian forces withdrawing from Avdiivka)

아우디이우카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의 한복판에 있으며 도네츠크의 러시아 통제 지역과 가까운 요충지로 개전 초기부터  주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군의 이번 패배는 우크라이나에게 있어 작년 5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함락이후 가장 큰 손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러시아군은 화력과 병력을 집중해서 아우디이우카를 공격했고, 이에 우크라이나군은 4개월동안 러시아군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막아냈지만 마침내 저항의 끝이 다가온 셈이다. 아우디이우카 함락은 우크라이나 국민들과 우크라이나군의 사기에도 큰 타격을 주겠지만, 뒤에서 이번 전쟁을 지켜보고 있는 서방 국가들에게도 좋지 않은 인식을 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서방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부패해서 서방이 지원하는 물자와 무기들을 빼돌린다든가, 우크라이나군이 적극적으로 싸우지 않는다는 식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트럼프씨는 자기가 당선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직시 중단시킬 수 있다고 장담하는 데, 이는 미국이 전쟁을 중단시키기 위해 러시아의 요구를 들어준다는 뜻이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소극적인 트럼프씨의 입장은 단지 그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우크라이나라는 밑빠진 독에 물을 계속 부을 수 없다는 미국 국민들의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어언 3년, 서방의 각종 러시아 제재와 우크라이나 지원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그다지 움츠러들지 않으며, 시간이 가면서 오히려 점차 장기전에 따른 여러 문제점들이 우크라이나 측에서 노출되고 있다.  게다가 가자 지구의 분쟁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서방의 관심과 지원을 감소시켜, 우크라이나는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 면에서 우크라이나는 한 가지 큰 실수를 한 셈이다. 전쟁 초기에 총력을 기울여 전세를 뒤집은 상태에서 휴전을 했어야 했다. 1939년에 발발한 겨울 전쟁에서 핀란드도 똑 같은 잘못을 저질렀다. 전쟁 초기에 전황이 우세해지자 핀란드는 그만 자만심에 빠져 휴전의 기회를 놓쳤다. 전쟁이 장기화되고 소련의 공세가 강화되면서 외국의 지원이 줄어들자, 핀란드는 하는 수없이 형편없이 불공정한 조건으로 휴전을 맺어야 했다. 

그와 마찬가지로 지금 우크라이나는 진퇴양난의 위기에 있는 모양이다. 이제와서 휴전을 내세운다면 러시아가 받아들이지도 않겠지만, 우크라이나 국민들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젤렌스키 씨는 냉철하게 기억해야 한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은 여기에도 해당되는 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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