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불황을 넘어 부두 경제로 가는 미국

고도 불황을 넘어 부두 경제로 가는 미국
고도 불황을 넘어 부두 경제로 가는 미국

실리콘 밸리 은행 (SVB) 사태로 전 세계가 충격을 받아 세계 경제가 혼란에 빠졌다. SVB 사태 이후 2일만에 뉴욕의 가상화폐 전문은행으로 예치금 규모가 117조 원에 달하는 시그니처은행이 문을 닫았다. 이로 인해 공포가 전역을 휩쓸게 되었고 블랙 먼데이가 예상됐다.

그러자 바이든 씨는 “미국의 은행 시스템은 안전하다”고 주장하며 “고객들이 두 은행에 맡긴 돈을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씨는 “이 혼란한 상황에 책임 있는 자들에게 완전히 책임을 묻고, 대형 은행에 대한 우리 감독·규제 강화 노력을 계속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할 것”이라고 강조 했다. (Biden says Americans can “rest assured” banking system is secure after SVB collapse) 미국 행정부로서는 불안해 하는 국민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당연한 말을 한 것이다.

그런데 이 멋진 말들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바이든 씨 말처럼 예금을 전액 보호하는 것은 앞으로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중소 은행들이 앞다투어 예금 금리를 무책임하게 올리고, 그로 인해 은행이 파산하면 전체 미국의 납세자들이 그 손실을 메꾸어 주는 시스템으로 간다는 말인가? 이는 정부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책임지는 관리 경제 시스템에서나 가능한 조치다.

무분별한 운영으로 인해 지역 은행이 파산하는 것을 연방 정부가 100% 보상해주는 것은 대공황 때도 없던 일이다. 이번 사태의 근본 책임은 그동안 무책임하게 돈을 뿌려 인플레를 조장한 정치인들이 져야 한다. 하지만 언제나 처럼 정치인들은 뒤로 빠지고 조폐국만 바쁘게 돈을 찍고 있다.

코로나 19 사태가 와서 정부가 마구 돈을 찍을 때, 통화량 증발로 인한 인플레는 이미 예상되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와 금리 인상으로 인해 불황이 올 것이라고 이미 예상했지만, 아직도 불황은 제대로 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 기다려도 오지 않는 불황을 “고도 불황 (Godot Recession)이라고 부른다. 이는 마치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Waiting for Godot)” 속의 인물 “고도 (Godot)”를 빗대어 하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 불황이 오지 않는 이유는 사람들의 멍청함과 더불어 정부의 자금 살포 때문이 아닌가? 지금의 사태는 사람에게 잠을 자지 못하게 계속 각성제를 투여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이 강한 각성제를 맞으며 며칠씩 잠을 자지 않을 수는 있지만, 결국 그는 죽거나 아니면 혼수 상태에 빠지게 된다. 미국 정부는 지금까지 정치적 목적을 위해 경제를 억지로 띄우는 정책을 펴온 것에 대해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이렇게 많은 자금을 쏟아 붓고 인플레가 억제되기를 바라는 것은 마치 부두 (voodoo) 교의 주술처럼 황당하다. 그래서 지금의 경제를 “부두 경제 ( voodoo economy)”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부두교의 주술이 아무리 강해도, 그런 마법이 계속될 리는 만무하다. 바이든 씨가 지금처럼 땜빵으로 일관하면서 굿을 하는 것으로 다가오는 위기를 계속 막을 수 있을 리도 없다.

SVB 사태이후 계속될 은행 구제에 미국 정부가 퍼부을 천문학적 금액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그런 자금살포의 후유증은 몇 세대에 걸쳐 전세계 경제를 왜곡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번 사태는 지금 세대가 스스로 잘 살기 위해서 라면, 두고 두고 다음 세대에게 욕을 먹더라도 이기적으로 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한심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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