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미 카호 씨의 아름다운 인생

미나미 카호 씨의 아름다운 인생
미나미 카호 씨의 아름다운 인생

4대에 걸친 재일 한국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미국 드라마 “파친코 (Pachinko)”가 호평속에 1부 (8부작) 방영을 끝내고 2부 제작 중이다. 여기에는 김민하 (젊은 선자역), 윤여정 (노년의 선자역), 이민호 (한수역) 등 쟁쟁한 한국 배우들이 나온다. 그런데 특히 이 드라마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에츠코 역을 맡은 미나미 카호 (南果歩, みなみかほ)씨이다.

1964년생의 카호 씨는 제작 당시 56세의 나이로 이 드라마의 오디션을 보았다고 한다.  그녀는 1984년에 데뷔한 이래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일본 국민의 사랑을 받은 인기 연기자이다. 경력 30년의 베테랑인 그녀가 보통 신인들처럼 오디션을 통해 배역을 얻었다는 것은 상당한 뉴스 거리이다. 카호 씨는 이에 대해 우연히 원작 소설을 읽은 뒤, 마치 자기의 가족 이야기와 비슷해 공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在日描くドラマ「パチンコ」に出演 南果歩さんがルーツ語る理由)

데뷔 이래 일본 최고의 미인 중 한 명으로 꼽히던 카호 씨는 2007년 스스로 자기가 재일 교포 3세라고 밝혔다. 카호 씨는 재일 교포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당하면서도 일본 연예계에서 꿋꿋이 살아왔으며 사생활에서도 항상 반듯하고 멋진 삶을 살아왔다.

그렇게 강하고 멋진 카호 씨에게도 과거에는 큰 시련이 있었다. 2016년에는 유방암이 발견되었고 한 때는 병이 상당히 심각하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그녀의 남편이자 일본의 국민 배우였던 와타나베 켄 (渡辺謙)이 불륜 행각을 벌이다, 언론에 폭로되기도 했다. 이 때 일본 사회는 와타나베 켄을 상당히 비난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그가  중년의 나이에 갑자기 골수성 백혈병으로 생사의 기로에 섰을 때, 부인이던 카호 씨가 헌신적으로 그를 간호했기 때문이다. 그는 부인덕에 목숨을 건지고 나서는 공공연히 자기가 아내 덕에 살았다고 감사하곤 했다. 그러던 그가 정작 아내가 위험한 병에 걸렸을 때, 불륜을 저지르고 아내를 버린 것은 정말이지 쓰레기 같은 짓이었다.

카호 씨는 자기의 한국인 핏줄 문제를 특별하게 인식하는 듯하다. 그녀는 이미 고등학교 떄 전교생에게 자기가 재일 교포라는 것을 알렸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는 재일 한국인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가얏고를 위하여 (伽イ耶子のために)”에 출연했었고, 재일교포 일가의 이야기를 그린 연극 “파마 집 스미레 (パーマ屋スミレ)”에 주연으로 나오기도 했다.

멋지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온 카호 씨는 이번에 “파친코”에서도 제일 한국인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런 그녀가 한국 영화 “메밀꽃 필 무렵”에도 참여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카호 씨의 더욱 멋진 활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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