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공영방송 NHK가 새해 들어 야심차게 방영을 시작한 대하드라마 “어떡하지 이에야스 (どうする家康)”가 뜻밖에 10%-11%의 저조한 시청률로 고전하고 있다. “어떡하지 이에야스”의 시청률이 낮은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NHK大河「どうする家康」第22回視聴率10・8%)
우선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나 지나치게 남발되는 CG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있다. 주인공을 맡은 배우 마쓰모토 준 (松本潤) 씨의 연기에 대해서도 이러저러한 이야기가 있고, 또 방영 초반에는 40대의 그가 젊은 날의 이에야스를 연기하기에 너무 나이가 들어 보인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리고 작가인 후루사와 료타 (古沢良太)씨에 대한 비판도 꽤 심하다. 그는 천편일률적인 이에야스 이야기를 비틀어, 새로운 시각에서 이에야스를 묘사하고 있지만, 무리한 설정과 억지 스토리로 인해 시청자들의 반응은 차갑다.
어쩌면 이제 NHK의 간판이었던 대하 드라마도 과거의 유물일지도 모른다. NHK의 대하 드라마는 지난 1963년 시작한 이래 일본 TV 프로그램의 백미였다. 지난 1987년 방영된 “독안룡 마사무네 (独眼竜政宗)”는 무려 39.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에 방영된 “가마구라 도노의 13명 (鎌倉殿の13人)” 은 12.6%에 불과했다.
최근 NHK 대하드라마의 시청률은 대체로 낮았는데, 그 이유에 대해 NHK가 일본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전국 시대가 아닌 다른 시대의 소재를 다루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그런 비판을 의식했는지 2023년에 NHK는 다시 전국 시대로 돌아가 야심작 “어떡하지 이에야스“를 내놓았으나 결과는 역시 저조하다. 그런 면에서 이번 “어떡하지 이에야스”의 실패는 뼈아프다.
어쩐지 NHK 대하 드라마의 문제는 드라마의 소재도 아니고, 연기자의 연기력이나 작가의 필력이 아닌 모양이다. 한 마디로 말해 시대가 바뀌었다. 지난 날 통했던 식의 고루한 접근 방법은 이제 더 이상 효과가 없는 것이다. 철밥통에 안주한 거대 방송국은 그 변화를 읽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NHK 대하 드라마만 망하는 것이 아니다. 이 나라의 KBS의 상태도 만만치 않다. 모든 분야에서 시청률이 망하면서 KBS는 “시청률에 연연해 하지 않는” 좌파들의 원맨쇼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솔직히 좌파들이 자기 지지층을 위해 어떤 쇼를 하든 그건 그들의 자유이다. 하지만 KBS가 국민들로부터 강제로 시청료를 징수하면서 그 돈으로 좌파 이데올로기를 퍼뜨리고, 좌파들의 든든한 돈줄 역할을 한다면 그건 정말 문제이다.
NHK이든 KBS이든 시청자들이 보지 않는 방송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국민들이 뭐라고 비판해도 “시청률 따위에 연연해 하지 않으며” 정치적으로 매우 편향된 프로그램을 만드려면, 국민들의 시청료로 만들지 말고 좌파들 스스로 인터넷 방송을 만들어 잘 해보는 것이 좋다.
물론 공영방송이 굳이 시청률에 목을 맬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만약 정치적으로 편향된 일부의 사람들이 시청자들이 보지 않는 정치적 프로그램을 줄창 만들어 좌파들의 나팔수 노릇을 하는 방송은 “공영방송”이 아니라 이미 “좌영방송”일 것이다.
천하에 군림하던 NHK도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지금은 어쩐지 우물 속에서 한껏 치장을 한 채 소리를 질러대는 흉한 두꺼비 꼴이 되어 버린 듯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NHK보다 더 큰 KBS 문제가 있으니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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